권두영 개인전 ‘이상한 메타버스’ 전시 포스터
서울--(뉴스와이어)--작가 권두영의 개인전 ‘이상한 메타버스’가 10월 13일(목)부터 10월 19일(수)까지 콘텐츠 문화광장 스테이지 66에서 개최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이상한 메타버스는 ‘건축가’였던 이상이 그의 시를 공간에 대한 일종의 예술적 표현으로 상정했으리라는 상상 아래 시작됐다. 종로 익선동과 광주 금남로를 읽어냈던 컴퓨터 알고리즘은 이번 전시에서 가상의 공간인 메타버스를 학습하고 100개의 시를 지어냈다.
작가 권두영의 ‘이상한’ 프로젝트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 첫 프로젝트 ‘이상한 익선동’(2016)은 익선동의 공간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이상 시의 문체를 따라 시를 지었다. 뒤이어 진행한 ‘이상한 5·18’(2022) 역시 5·18 민주화운동이 있었던 광주 금남로를 돌아다닌 컴퓨터가 시를 창작했다.
이번 신작은 실제 물리적 공간을 대상으로 한 지난 작업과는 달리 가상의 메타버스 공간을 읽고 이상의 문체로 시를 창작한다. 공간과 사람의 관계 속의 본질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하고자 시도하는 작가의 실험이 가상 공간으로 확장된 것이다. 가상 공간의 다채로운 시각 정보를 분석한 데이터가 바로 시상의 재료가 됐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100개의 시는 일정한 운율을 가진 보통의 시와는 달리 의미를 찾기 힘든 와해된 텍스트에 가깝다. 가상 공간을 읽어낸 뒤 창작된 시는 작가에게 다시 시상의 요소로서 가공되고, 이런 과정이 시의 단절성을 더욱 부각시킨 것이다. 이상의 문체를 따른 100개의 시가 만들어내는 이런 낯설고 생소한 감각, 즉 ‘이상한’ 이 전시 공간은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새롭게 분석해 더 이상 우리가 인지하는 공간과는 전혀 다른 ‘이상한’ 메타버스 공간과 이어지고 있다. 이 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하며 시가 구현하는 새로운 공간을 그려보기를 기대한다.
또 물리적인 전시장에서 뿐 아니라 메타버스 공간인 스페이셜(Spatial)에도 작품을 구현했다. 전시 공간과는 또 다른 공간으로, 메타버스의 공간을 컴퓨터 알고리즘이 학습한 것에서 나아가 그곳에서도 전시를 만들어낸 것이다. 전시장에 비치된 QR 코드를 통해 접속하면 관람이 가능하다.
◇ 작품 소개
1. 권두영, ‘이상한·오감도’, 2022,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유니티(unity) 제작), 가변 크기
영상 속 인물은 HMD 가상현실 안경을 끼고 가상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존재로 텍스트의 공간에 두렵게 갇힌 듯하다. 이상의 오감도 시집 가운데 시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3차원 가상 공간을 질주하는 아바타의 1인칭 시점으로 공간을 보여준다. 일정한 시간마다 공연되는 시 낭독 퍼포먼스로서 컴퓨터는 이상·한 시를 쓰고, 창작된 시구를 질료 삼아 벽에 이상의 초상화를 그린다.
2. 권두영, ‘이상한·메타버스·100·텍스트’, ‘이상한·메타버스·100·이미지’, ‘이상한·메타버스·100·점’ 2022, 종이책, 각 14.8x21㎝
메타버스 공간인 스페이셜(Spatial)에 있는 공간 100개를 랜덤으로 산책한 후 각각의 공간에 대해 시를 썼다. 메타버스 텍스트, 이미지, 점을 각각 주제로 삼아 책으로 펴냈다. 숫자 ‘백(100)’은 이상의 ‘삼차각설계도’의 그리드의 개수(가로 10개, 세로 10개)의 공간에 해당되는 수다.
3. 권두영, ‘이상한·거울’, 2022,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프로세싱(processing) 제작), 가변 크기
이상의 시 거울 텍스트를 이용해 이상의 초상화를 표현한 작품이다. 관객의 모습을 촬영해 초상화로 표현할 수 있다.
4. 권두영, ‘이상한·침몰’, 2022,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프로세싱(processing) 제작), 가변 크기
이상의 시 침몰 텍스트를 이용해 중력에 따라 아래로 낙하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이상의 모습을 기본 작품으로 하지만 관객의 모습도 표현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작업이다.
5. 권두영, ‘이상한·건축무한육면각체’, 2022, 스페이셜(Spatial)에 구현
스페이셜에 업로드된 메타버스 작품(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에도 설치 가능).
6. 권두영, ‘이상한·선에관한각서’, 2022,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프로세싱(processing) 제작), 가변 크기
작가에 의해 선택된 점이 분열되고 선이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무수히 많은 선이 증식된다. 이 작품은 과거 작가가 그린 아날로그 페인팅 작품 ‘gotonext’(2015)과 함께 전시된다. 작가는 본인이 점을 하나 찍으면 컴퓨터가 점을 찍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gotonext를 그렸다.
7. 권두영, ‘gotonext’, 2015, 캔버스에 아크릴, 40.9x31.8㎝
8. 권두영, ‘이상한·파티클’, 2022,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프로세싱(processing) 제작), 가변 크기
파티클은 입자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다. 무수히 많은 입자가 모여 컴퓨터에 의해 창작된 시를 실시간 표현하는 작품이다.
권두영 작가 개요
권두영 작가(1973년생)는 가상 현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컴퓨터 기술과 건축적 사고를 결합해 작업한다. 특히 ‘공간’과 ‘사람’의 관계 속 본질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하기 위해 철학적 사유 위에 기술력을 결합해 다양한 예술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1999년 아주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디자인컴퓨팅 석사를 받았다. 2008년 스위스 취리히공과대학(ETHZ)에서 가상 현실과 인공지능으로 컴퓨터 사이언스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 대한건축학회의 한국 최초 디지털 건축 공모전(제1회)에서 ‘웹캐드(WebCAD)’로 대상을 수상했고, 2000년 ‘차원적 정보(Dimensional Information)’로 우수상을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는 △2009년 알고리즘 창작 시스템 ‘아키디엔에이(ArchiDNA)’, ‘엘스비어(Elsevier) 저널’ △2007년 3차원 공간 제스처 ‘프레임워크(Spatial Gesture Framwork)’, ‘IEEE’ 등이 있다. 주요 전시로는 △디지털공명, 이상한 5·18(광주 미디어아트플랫폼, 광주, 2022) △반려, HMD를 쓴 루(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17) △이상한 익선동_컴퓨테이셔널 시창작 프로젝트(익선동, 서울, 2016) △다리가 되어_ 견우와 직녀(아트센터 나비, 서울, 2013) 등이 있다.